2009년 01월 07일
이수만과 소녀시대





소녀시대가 새로운 싱글 발매를 앞두고 화보를 찍었다. 아슬아슬하게 배꼽이 보이는 기장, 겨드랑이 안쪽이 드러날듯 말듯 하는 소매의 둘레, 허리의 뽀얀 속살을 더욱 부각시키는 색감 등은 차치하더라도, 가랑이에 정확히 피트되는 청바지, 그리고 복숭아뼈 아래로 드러나는 스케이트, 투명한 아랫입술 안쪽에 살짝 걸쳐진 막대사탕은 지나칠만큼 노골적으로 우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미숙과 성숙 - 전자를 순수, 후자를 성적 매력으로 굳이 치환시키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 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연령대와 외모. 소녀시대는 이수만이 보아 이후 가장 치밀한 공정구조를 거쳐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인 것 같다.(이 공정과정에는 물론 엄정한 재료 선택의 과정 또한 포함된다.) 각각의 멤버들은 성적인 매력, 순수한 매력, 청초한 매력, 건강한 매력, 동양적 매력, 서양적 매력 등을 분담하고 있으며 - 이러한 방법은 19금 미소녀게임에서 시도되었던 것과 유사하다 - , 이러한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몇몇 멤버들은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의 언어능력(바꿔 말하자면 시장개척능력)이라는 '주무기'를 각각 장착하고 있다. 우리는 그녀들의 표면적인 매력에 이내 매혹되지만 우리가 이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끈적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좀 더 은밀한 곳을 목격하고자 하는 우리의 갈망을 해소하는 경로는 항상 차단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그들은 19금 미소녀게임보다 지능적으로 우리의 욕망을 가지고 논다. 그녀들은 우리를 능동적으로 유혹하지만 우리는 유혹의 수동적 대상 이상의 무엇도 되지 못한다.(이는 아도르노가 비판했던 대중문화의 Tantalus적 속성과 상통한다.) 포토그래퍼와 작곡가, 안무가, 뮤직비디오 감독 등을 비롯한 개별적 미디어 요소들이 구성하고 있는 SM이라는 총괄적 조직은 하나의 '상품'을 기획하고 이를 대중 앞에 내놓을 때마다 상부의 의도 아래에서 점점 더 체계화되는 것 같다.
소녀시대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성공한 대형 소녀그룹이다.(옆나라 일본에서는 앞선 사례로 하로프로젝트의 모닝구무스메가 있었다.) 소녀시대는 쥬얼리나 원더걸스처럼 각각의 멤버, 즉 한 개인에 대한 몰입을 의도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한다. 넓은 무대에 오밀조밀하게 정렬하여 정확한 박자에 맞춰 이루어지는 율동은 한 개인에 대한 몰입(contemplation)을 방해하고 우리의 시선을 산만화(distraction)시킨다. 카메라는 필연적으로 하나의 '캐릭터'를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집단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개체를 조망하며, 각각의 멤버들은 유동상태로 활동하는 '부분'들이 된다. SES와 천상지희의 한계를 깊이 깨달았기 때문인지 이수만은 몰입보다는 산만화를 통한 유혹이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성을 지닌 것임을 기민하게 포착해내는 것 같다. 원더걸스는 매력적인 안무와 특화된 개성으로 어필하지만, 소녀시대는 많은 노고를 들이지 않고 보다 효율적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단지 뽀얀 18개의 허벅지가 우리의 눈 앞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이수만은 쉽게 그의 의도를 성취해내는 것이다.
이수만은 대담하고 때론 용감하다. 그는 - 그의 의도를 관철시킴에 있어서 - 거의 실패한 적이 없다.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달성해내는 것을 '천재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수만은 대중이 원하는 맛을 감지해 내는 데에 천재적이거나, 혹은 천재적 감각을 지닌 것 같다. 아도르노가 '대중예술로서의 계몽'에서 성취해냈던 변증법적 비판은 이 정도 수준의 뻔뻔함 앞에서는 비판의 의지마저 상실할 것 같다. 이수만은 비판력을 본능에 종속시키거나, 또는 너무도 노골적인 상품 앞에서 비판할 가치조차 없음을 확인시킴으로써 우리의 비판적 의지를 능숙하게 무력화시킨다.
# by | 2009/01/07 20:40 | 잡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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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마지막 문장에 '우리' 라는 말은 너무 성급하게 쓰신 것이 아닐런지.
모닝구는 개성파 집단입니다.. 한명은 키가 엄청크다던지,뚱뚱보,추녀,꼬마,덧니,사각턱,사모님,한명은 눈이 작다던지. 이런류들.
한국아이돌은 전체적인 조화와 배합을 중요시 하고 슈퍼모델같은 어른스러움을 요하고 정갈함을 요하는데.
소녀시대는 보통 예쁘다 하는선에서 크게 다른 외모를 가지진 않았지요..
모닝구는 그렇지 않죠.. 모닝구1기도 오디션에서 떨어진 낙방자들..
뉴키즈 언더블록이나 HOT나 슈퍼주니어나 여러가지 맴버,美들이 존재 했지요.
한가지 상품은 재미가 없기 마련이니까요.